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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가 이민자-한부모가족의 진정한 친구가 되고자하는 진짜 이유는?(2) 등록일 2018.01.26 13:11
글쓴이 프래밀리 조회 1468

한명의 부모가 가족의 생계와 자녀양육 모두를 전담해야 하는 한부모가족은 부모 양측이 모두 있는 가족에 비해 빈곤 문제와 자녀양육의 공백에 직면할 우려가 큰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여성결혼이민자-한부모 가족은 한부모가족의 이러한 특징을 공유하는 한편 그 역할을 이민자-어머니가 해야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인 문제이다.

-배우자와 이혼, 사별하기 전에도 생활이 어려웠던 이들은 한부모가 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한층 커졌을 뿐 아니라, 그 전에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었던 이들도 혼자 생계를 감당해야 하면서 경제적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서는 자신이 일을 해야하지만, 자녀양육도 동시에 책임져야하는 한부모로서 아픈 아이를 돌보면서생계에 필요한 소득을 얻을만한 일을 하기는 쉽지 않다.

생계와 자녀양육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은 친정부모가 자녀양육을 상당부분 맡아주는 것뿐이다.

외국인인 친정부모를 자녀양육을 목적으로 초청한 경우에는 계속 체류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어머니인 자신을 대신해 아이를 돌보던 친정부모가 더 이상 국내에 체류하지 못하게 되면 근근이 이중부담을 관리해오던 이들에게도 비상사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이가 혼자 있기 어려울 정도로 나이가 어리면 결국 일을 그만두고 기초생활보장에 의존하면서 알바, 부업 수준의 주변적인 일로 월세, 생활비, 교육비 등의 지출을 보충하는 것밖에는 길이 없다.

가끔씩 보다 나은 일을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기도 하지만 정부 지원금이 깎일까봐 선뜻 나서지도 못한다.

일을 시작했다가도 아이를 돌보느라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잘리기도 한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서 본격적 취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여성결혼이민자-한부모들은 아이가 심리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공부도 잘 할 수 있도록 과연 혼자 부모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까 하는데 대한 고민이 크다.

사실, 한부모가 되는 그 순간부터 부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좌절에 빠지기 쉽다.

이혼, 사별 과정은 당사자에게도 큰 상처였지만 아이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을 것 같아 아이의 심리적, 정서적인 안정이 걱정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도 심각한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고 이중부담으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피로까지 더해진 상태에서 아이와의 관계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기 쉬워 아이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 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가 불안해하거나 폭력성을 보이기라도 하면 자신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자책감에 빠져 삶의 의욕을 상실하기도 한다. 여기에 아버지의 부재가 아이의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져 아이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버릇없는 언행을 하거나 부모에 대한 원망을 내비치면 심리적 성장에 대한 걱정은 더해간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어도 걱정하는 것 이외에 이민자-어머니가 택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은 찾기 어려운 실정으로 아이가 커갈수록 고민은 깊어갈 뿐이다.

 

이러한 문제는 혼자 아이를 키워야하는 한부모들이 일반적으로 직면하는 것일 수 있지만 한국사회를 잘 모르는 이민자에게는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해 아이와 말 자체가 잘 통하지 않고 알림장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아이의 학교생활에 장애가 생기는 것이나 한국어를 잘 못하는 어머니 혼자 키우면서 언어발달을 걱정하는 것은 이민자-한부모 이외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만의 특수한 경험이다.

 

이처럼 한국어조차 능숙하지 않은 이민자-어머니 혼자 돈도 벌고 아이도 키우는데 급급한 상황에서 아이의 성장에 문제라도 생기면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아이의 언어발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를 데리고 갈 사람이 없어 언어 발달 프로그램에 보내지 못할 수도 있고 가급적 일찍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부 지원 이외에 이용자가 별도로 부담해야 할 비용 때문에 보내지 못한 채 이용자 부담이 없는 시설 이용 연령이 될 때 까지 기다리기만 하는 사례도 있다.

한국어 교육, 자녀 방문교육 등을 해주었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찾아가 보기도 하지만, 한부모 가족인 자신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은 물질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이혼, 사별 이후의 심리적 안정이나 자신들의 상황에 알맞은 부모 역할, 자녀와의 관계 등에 대한 대안을 찾는데 도움이 될만한 기회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혼, 사별 후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민자-한부모들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심리적으로도 불안하고 자녀와의 관계, 부모 역할도 벅찬 상태이다. 이처럼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고민을 상의하거나 정서적으로 지지해주거나 적절한 대안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나눌 이들도 제한되어 있어 그냥 참고’ ‘혼자서 알아서하는 것 이외에는 방도가 없다.

 

이혼, 사별 이전부터 사회적 관계가 제한되어 있던 이들은 한부모가 된 이후 사회적 관계를 확장시킬 가능성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 대해 스스로 위축된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부담스러워 자신의 상황을 밝히고 싶지 않은 이들로서는 지극히 형식적인 수준 이상의 관계를 맺기 쉽지 않다. 사회적 관계망이 취약한 이민자-한부모들은 경제적인 문제나 주거문제, 자녀양육 등에 필요한 지원 정보를 얻을 만한 상대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한부모가 된 이민자들이 그나마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이주여성 몇 명뿐으로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심리적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기존의 다문화 정책은 다수 집단을 대상으로 정책의 기본방향을 수립하고 추진체계의 기반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제결혼 부부 중심 가족에 비해 그 수가 적다는 이유로 정책, 서비스에서 소외되고 있는 다문화가족의 존재는 정책이 법과 괴리된 채 추진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책의 책무성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더욱이 그러한 집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의 효과성 면에서도 큰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의 구성을 고려하면 국제결혼 부부 중심 가족에 초점을 둔 정책 접근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화될 우려가 크다.

 

이민자-한부모 가운데는 경제적 빈곤, 자녀 돌봄의 공백 뿐 아니라 자신의 우울, 자녀의 불안과 폭력성, 언어 지체까지 심각한 여러 가지 문제에 동시에 직면해 있는 이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기관에 대한 접근성 제한, 정보의 부족 등으로 인해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처럼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홍보 등의 방법 이외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김이선, 김영란, 이해응(2016). 다문화가족의 구성 변화와 정책 대응 다각화 방안.

서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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